퇴직자와 멈춘 업무를 함께 잇는 서비스 아이디어
채용 양극화로 생기는 퇴직자와 멈춘 업무를 함께 넘겨받으면서 검증된 추천과 인수 기록을 쌓는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2026. 9. 5. 발행
투자금은 늘었지만 채용은 고르게 늘지 않았다
2026년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액은 8조 8,676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3% 늘었다. 투자받은 기업도 2,296곳으로 17% 증가했다. 투자받은 회사 수보다 투자액이 훨씬 빠르게 늘었다는 점에서 큰 투자 몇 건의 영향이 컸음을 알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집계다.
하지만 더브이씨가 추적한 8,003개 비상장 스타트업·중소기업의 고용은 2025년 말보다 0.5% 늘어난 20만 7,533명에 그쳤다. 5년 연속 비교가 가능한 회사에서는 상반기 입사자보다 퇴사자가 454명 더 많았다. 투자금이 늘어난 속도와 일자리가 늘어난 속도가 전혀 달랐다.
최근 1년 안에 투자받은 기업의 고용은 1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투자를 받지 못한 기업에서는 2.1% 감소했다. 투자 유치가 고용 증가의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사람을 뽑을 여력이 어느 회사에 생겼는지는 분명하게 갈렸다.
업종 차이도 컸다. 게임에서는 839명, 콘텐츠에서는 739명이 줄어 두 분야에서만 1,578명이 감소한 반면 반도체·디스플레이와 제조·화학에서는 고용이 늘었다. 구직자가 회사를 옮기는 정도가 아니라 업종을 바꿔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상반기에 고용 집계가 중단된 기업은 307곳이었다. 이 숫자에는 폐업뿐 아니라 직원이 3명 이하로 줄어든 회사도 포함되므로 폐업 수로 읽으면 안 된다. 다만 새로 집계된 회사와 빠진 회사를 함께 계산한 고용 효과가 2,274명 감소였다는 점은, 회사가 작아질 때 사람뿐 아니라 담당자 없는 업무도 함께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직원이 나갈 때 사람과 업무를 따로 다루지 않는 방법
직원 열여덟 명인 게임 제작사의 운영책임자 수진을 가정해 보자. 새 투자 없이 기존 게임 매출로 회사를 운영하는데 프로젝트가 줄면서 여러 직원이 비슷한 시기에 떠나게 됐다. 수진은 채용보다 퇴사 처리를 더 자주 하게 된다.
지금 수진은 퇴사자 이름을 급여 정산 문서, 사용 중인 계정 목록, 장비 회수 목록과 업무 인계 문서에 반복해서 옮겨 적는다. 개발팀에는 저장소 권한을, 영업팀에는 고객 연락처와 미응답 문의를 따로 묻는다. 마지막 출근일이 지나고 나서야 유료 계정 하나가 살아 있거나 고객 답변이 멈춘 사실을 발견하기도 한다.
사람의 경력도 제대로 남지 않는다. 함께 일했던 관리자는 그 직원이 잘한 일을 알고 있지만 추천서를 쓸 시간이 없고, 다른 회사는 이력서만 보고 프로젝트가 중단된 이유와 개인의 능력을 구분하기 어렵다. 퇴사자는 경력을 다시 설명하고 회사는 비슷한 사람을 다시 찾는다.
새 서비스는 퇴사 등록 한 번으로 두 갈래의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첫째는 계정·장비·고객·진행 업무를 다음 담당자에게 넘기는 일이고, 둘째는 퇴사자가 동의할 경우 경력과 추천을 채용 중인 회사에 보여주는 일이다. 추천에는 막연한 칭찬 대신 맡았던 일, 함께 일한 기간, 직접 확인한 결과를 담는다.
수진은 직원별로 남은 업무를 적는 대신 고객, 프로젝트, 다음 마감일, 최근 결정, 새 담당자를 기준으로 목록을 본다.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은 일은 빨간색으로 남고, 외부 전문가나 다른 작은 회사의 공동 인력에게 임시로 요청할 수 있다. 완료 시각과 확인한 사람이 기록되므로 다음 퇴사 때 다시 쓸 수 있다.
채용하는 회사는 단순한 퇴직자 명단이 아니라 근무 가능 시점, 원하는 업무, 확인된 경험, 추천한 사람을 보고 면담을 요청한다. 게임 제작 경험을 다른 분야에서 어떻게 쓸 수 있는지도 함께 보여주면 업종 이동이 쉬워진다. 실제 채용과 입사 후 유지 여부가 쌓일수록 어떤 경험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알 수 있다.
그래도 사람에게 남는 일이 있다. 퇴사 결정, 급여와 퇴직금 정산, 고객 동의, 계약 이전, 추천 내용의 공정성은 회사 책임자와 노무·법률 전문가가 판단해야 한다. 서비스가 따라 하기 어려워지는 지점도 화면이나 자동 기능이 아니라 퇴직자를 추천해 주는 회사 관계, 실제 함께 일한 사람의 신뢰, 업무 인수가 끝났다는 기록, 채용 결과를 다시 알려 주는 기업망이다.
해외에서는 명단보다 연결 방식이 발전했다
미국 우버는 2020년 감원 뒤 퇴직자가 동의하면 경력, 지역,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는 ‘Uber Talent Directory’를 만들었다. 초기 명단에는 전직 직원 500명 이상이 올라왔고 외부 기업이 직접 연락할 수 있었다. 구직자와 채용기업의 이용료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실제 채용 인원도 발표되지 않았다.
이 사례는 공개 명단을 빠르게 만드는 방법을 보여줬지만 한계도 남겼다. 등록자 수만으로는 면담과 채용이 얼마나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한국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만든다면 등록 뒤 면담, 입사, 3개월 이상 근무까지 이어서 기록해야 한다.
싱가포르 기반 채용회사 Glints는 2022년 구조조정 때 동문 인재 명단만 공개하지 않았다. 동남아시아 6개 시장의 기존 고객사에 퇴직자를 소개하고, 이력서·면접 교육과 추천서도 제공했다. 별도 이용료와 재취업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채용 관계를 퇴직자 배치에 썼다는 점이 중요하다.
명단은 다른 회사도 금방 만들 수 있다. 반면 평소 거래하던 기업에 전화를 걸어 특정 후보를 추천하고 면담 결과를 돌려받는 관계는 단기간에 복제하기 어렵다. 기술보다 유통 경로와 신뢰가 남는 사례다.
싱가포르 ‘Career Conversion Programme’의 Place-and-Train 방식은 기업이 구직자를 먼저 채용한 뒤 현장 교육을 제공하면 정부가 임금과 훈련 비용을 지원한다. 구직자에게 이용료를 받는 방식이 아니다. 단순 구직 명단을 넘어 채용 뒤 적응 비용까지 해결한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의 성과 평가에서는 참여자의 임금이 배치 첫해 2.5%, 이후 4년 동안 5.8~6.5% 높았고 고용 유지율은 3.9%포인트 높았다. 사람을 소개하는 것만으로 끝내지 않고 교육과 근무 유지까지 묶을 때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사례다.
여기서 바로 만들어 볼 수 있는 네 가지
1. 프로젝트 종료 인재 추천 명단
- 무엇: 종료된 게임·콘텐츠 프로젝트의 퇴직자를 전 동료의 확인된 추천과 함께 다른 회사에 소개하는 서비스다.
- 사용자: 프로젝트가 중단돼 팀을 줄여야 하는 직원 20~100명 규모 제작사와 경력자를 바로 면담하려는 다른 제작사다.
- 왜 지금: 게임·콘텐츠 고용은 줄고 있지만 투자받은 기술기업의 채용은 늘어, 업종 안팎으로 사람을 옮길 연결망이 필요하다.
- 첫 화면: 직무, 근무 가능일, 참여 프로젝트, 추천인, 면담 요청 상태를 한 화면에 놓는다.
2. 작은 회사 세 곳이 함께 쓰는 운영 인력
- 무엇: 회계 자료 정리, 고객 문의, 채용 일정처럼 매일 필요하지는 않은 업무를 검증된 한 사람이 여러 회사에서 나눠 맡게 한다.
- 사용자: 투자를 받지 못해 정규직 운영 담당자를 새로 뽑기 어려운 직원 5~20명 규모 회사다.
- 왜 지금: 회사마다 한 명을 채용하기는 어렵지만 퇴직으로 나온 숙련 인력과 멈추면 안 되는 반복 업무는 함께 늘고 있다.
- 첫 화면: 앞으로 4주의 빈 시간, 맡을 수 있는 업무, 이전 회사의 확인, 회사별 요청 시간을 달력으로 보여준다.
3. 퇴사 뒤 남는 계정과 업무 정리함
- 무엇: 퇴사일을 입력하면 계정 중지, 장비 회수, 고객 인계, 진행 업무 확인을 담당자별로 나눠 주고 완료 기록을 남긴다.
- 사용자: 전담 인사팀 없이 한 사람이 급여·계정·계약을 함께 관리하는 직원 10~50명 규모 회사다.
- 왜 지금: 인원이 줄수록 퇴사 처리는 늘지만 이를 확인할 운영 인력은 먼저 줄어들 수 있다.
- 첫 화면: 퇴사일까지 남은 날짜와 미완료 계정·고객·장비를 위험 순서로 보여준다.
4. 축소 기업의 고객과 진행 업무 이어받기
- 무엇: 사업을 줄이는 회사가 고객 동의를 받아 남은 유지보수, 납품, 문의 대응을 검증된 다른 회사에 넘기도록 돕는다.
- 사용자: 특정 사업을 접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제작사와 갑자기 담당 회사를 잃을 수 있는 고객사다.
- 왜 지금: 회사가 작아질 때 고객 관계와 작업 기록까지 사라지면 퇴직자와 고객 모두가 같은 내용을 다시 설명해야 한다.
- 첫 화면: 동의가 끝난 고객, 남은 계약 기간, 다음 마감일, 필요한 경험, 인수 희망 회사의 확인 상태를 놓는다. 개인정보와 계약 이전 절차는 출시 전에 별도 확인해야 한다.
오늘 30분 안에 확인할 한 가지
게임·콘텐츠 회사 운영 담당자 한 명에게 회사명과 개인정보를 빼고 최근 퇴사 처리 한 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려 달라고 요청한다. 계정·고객·진행 업무 가운데 실제로 늦게 발견한 문제가 두 가지 이상 나오고, 같은 실수를 막는 유료 시험에 참여하겠다는 답을 받으면 ‘퇴사 뒤 남는 계정과 업무 정리함’부터 만들어 볼 만하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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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상반기 한국 스타트업 고용 동향더브이씨투자 유치 여부별 고용 증감, 업종별 고용 변화와 집계 중단 기업 수에 사용했다.https://thevc.kr/discussions/korea_startup_employment_2026_h1?utm_source=openai
- 폐업자 ‘규모’부터 ‘속사정’까지 데이터로 꼼꼼히 살핀다중소벤처기업부전체 사업자 폐업 통계와 스타트업 고용 집계 중단을 구분하는 데 참고했다.https://www.mss.go.kr/site/smba/ex/bbs/View.do?bcIdx=1069469&cbIdx=86&parentSeq=1069469&utm_source=openai
- Uber Talent DirectoryUber퇴직자 동의 기반 공개 인재 명단의 운영 방식을 소개하는 데 사용했다.https://www.uber.com/blog/talent/?utm_source=openai
- Oswald’s All Hands Address to GlintstarsGlints동문 인재 명단과 기존 고객망을 이용한 배치 지원 사례에 사용했다.https://glints.com/sg/inside/oswalds-all-hands-address-to-glintstars/
- Impact Evaluation of Workforce Singapore’s Place-and-Train Career Conversion Programme싱가포르 통상산업부채용 뒤 교육을 지원한 제도의 임금과 고용 유지 성과에 사용했다.https://www.mti.gov.sg/resources/economic-survey-of-singapore/economic-survey-of-singapore-and-feature-articles/impact-evaluation-of-workforce-singapore-s-place-and-train-career-conversion-program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