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연결 버튼이 인공지능 상담의 새 상품이 된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한다는 전제가 틀리면, 가장 먼저 만들 만한 상품은 더 똑똑한 상담원이 아니라 맥락을 잃지 않고 사람에게 넘기는 연결 도구다.
2026. 9. 4. 발행
기업은 대체를 봤고 고객은 출구를 찾았다
트윌리오는 2025년 최근 6개월 안에 온라인 구매를 한 소비자 4,800명과 기업 의사결정자 457명을 조사했다. 한국은 포함되지 않은 15개국 조사이므로 세계 시장의 흐름을 보여 주는 숫자로 봐야 한다.
트윌리오 보고서에서 소비자의 78%는 필요할 때 인공지능 상담에서 사람 상담원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전환이 매끄러웠다는 응답은 15%뿐이었다. 고객 100명 중 78명은 출구를 원하지만 제대로 나갔다고 느낀 사람은 15명에 불과한 셈이다.
반대편에서 기업 책임자의 83%는 대화형 인공지능이 사람 상담원을 대체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소비자의 66%는 인공지능이 요청을 늘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고, 49%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며, 40%는 같은 답을 반복하는 경험을 했다.
업무에 따라 반응도 달랐다. 배송 조회는 41%, 비밀번호 재설정은 38%가 인공지능이 더 효율적이라고 봤지만, 의료 문의는 64%, 보험금 청구는 59%, 반품·환불은 48%가 사람을 더 신뢰했다. 빠르게 답할 일과 책임지고 판단할 일을 같은 상담창에 넣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뜻이다.
2026년 후속 조사에서는 소비자 7,652명 중 78%가 인공지능을 건너뛰고 사람에게 바로 가려고 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63%는 언제든 쉽게 사람으로 바꾸기를 원했고, 56%는 인공지능이 어떤 조치를 하기 전에 사람의 승인을 원했다. 이 조사 역시 한국은 포함하지 않았다.
한국 금융 상담에서는 사람 선호가 더 뚜렷했다. 아시아경제가 2024년 전국 성인 500명을 조사한 결과, 가장 만족스러운 수단으로 사람 상담원을 고른 응답은 83.2%였고 사람 연결이 계속 필요하다는 응답은 89.8%였다. 연결 시간 단축을 원한 응답은 64.6%로, 더 발전된 인공지능을 원한 34.2%보다 컸다.
더 똑똑한 답변보다 잘 넘기는 과정
가정해 보자. 직원 열두 명인 건강식품 온라인몰 대표가 있고, 문의는 홈페이지 상담창과 전화로 들어온다. 자동 상담은 배송 위치와 영업시간에는 곧잘 답하지만 환불 예외, 결제 오류, 개인정보 변경, 제품 섭취 문의가 나오면 같은 문장을 반복한다.
고객이 결국 전화하면 직원은 주문번호와 문의 내용을 다시 묻는다. 홈페이지 대화, 주문 관리 화면, 배송 화면을 따로 열고 고객 말을 옮겨 적는다. 고객은 이미 입력한 내용을 되풀이하고, 직원은 자동 상담이 어디까지 처리했는지 알 수 없다.
흔한 해결 방향은 답변 자료를 더 넣어 인공지능이 혼자 끝내는 문의를 늘리는 것이다. 그런데 고객이 중요한 일에서는 사람을 원한다는 전제가 맞다면, 이 방향은 사람 연결을 더 깊이 숨기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이때 이기는 쪽은 자동 처리율이 가장 높은 회사가 아니라 고객이 막혔을 때 가장 짧게 빠져나오게 하는 회사다.
달라진 상담창은 시작할 때 인공지능이라는 사실과 사람 연결 방법을 함께 보여 준다. 배송 조회와 운영시간은 바로 답하되, 고객이 사람을 요청하거나 환불·결제·개인정보 같은 항목을 꺼내면 더 붙잡지 않는다. 즉시 연결하기 어렵다면 상담 가능한 시간과 회신 방법을 고르게 한다.
사람에게 넘기기 전에는 고객 요청, 주문번호, 이미 확인한 내용, 해결되지 않은 이유를 짧게 정리한다. 상담원 화면에는 원문 대화와 이 요약이 함께 뜬다. 고객에게는 ‘지금까지 나눈 내용을 상담원에게 전달합니다’라고 알려 재설명이 필요 없다는 기대를 준다.
그래도 사람 손에 남는 일은 많다. 환불 예외를 허용할지, 화가 난 고객에게 어떤 말을 할지, 제품 섭취에 관한 질문을 어디까지 안내할지는 사람이 판단해야 한다. 연결 도구의 역할은 그 판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에 필요한 내용을 빠짐없이 가져다주는 것이다.
운영자가 볼 숫자도 바뀐다. 인공지능이 혼자 끝낸 비율만 보지 말고, 사람에게 연결되기까지 걸린 시간, 고객이 같은 설명을 반복한 횟수, 잘못된 부서로 넘어간 건, 연결 후 다시 문의한 건을 본다. 기존 상담 시스템 전체를 바꾸지 않고도 이 네 가지를 줄여 주는 도구라면 작은 업체부터 시험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연결 자체를 설계한다
인도 항공사 에어인디아는 2023년 3월 ‘마하라자’ 상담 도구를 시험하기 시작했다. 항공편, 수하물, 체크인, 변경과 환불 등 약 1,300가지 문의를 다루며 추가 지원이 필요한 건은 상담원에게 넘긴다. 항공권 이용자를 위한 고객지원 창구다.
에어인디아 발표에 따르면 50만 건 이상을 처리했고 하루 6,000건이 넘는 문의 중 80% 이상에 수초 안에 답했다. 약 15%는 사람 상담원에게 넘어갔다. 회사 자체 발표 수치지만, 큰 규모에서도 사람 연결을 정상적인 처리 과정으로 남겼다는 점이 중요하다.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테크스미스는 자동 상담이 제품 버전과 컴퓨터 환경 같은 기본 정보를 먼저 받고, 화면에 ‘사람과 대화하기’ 버튼을 두었다. 복잡한 문제는 수집한 정보와 함께 상담원에게 넘어간다. 테크스미스는 Zendesk AI Agents와 Messaging을 사용했다.
젠데스크 사례에 따르면 도입 두 달 안에 첫 답변까지 걸린 시간이 94%, 완전 해결까지 걸린 시간이 54% 줄었고 만족도는 89%였다. 공급사가 공개한 고객 사례라 별도 검증은 필요하다. 그래도 명확한 사람 연결 버튼과 사전 정보 수집을 한 흐름으로 묶었다는 설계는 참고할 만하다.
여기서 바로 만들어 볼 네 가지
1. 상담창에 붙이는 사람 연결 버튼
- 자동 상담 화면에 사람 연결, 운영시간, 회신 예약을 붙여 주는 서비스다.
- 자사몰을 막 열었고 상담 담당자가 한 명뿐인 소규모 의류 브랜드가 쓴다.
- 고객이 더 발전된 인공지능보다 빠른 사람 연결을 원한다는 차이가 이미 숫자로 드러났기 때문에 지금 시험할 만하다.
- 첫 화면에는 실제 쇼핑몰 모양의 미리보기와 ‘지금 연결’, ‘전화 요청’, ‘문의 남기기’ 버튼을 놓는다.
2. 재설명을 없애는 상담 요약 카드
- 자동 상담 내용을 고객 요청, 확인한 정보, 실패한 조치, 넘기는 이유로 정리해 직원에게 보여 주는 서비스다.
- 반품과 교환 문의를 전화와 채팅으로 함께 받는 직원 열 명 이하 생활용품 쇼핑몰이 쓴다.
- 사람 연결 자체보다 이전 대화가 사라지는 경험이 더 큰 불만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
- 첫 화면에는 왼쪽에 대화 원문을, 오른쪽에 주문번호·고객 요청·처리 내역·다음 행동을 적은 요약 카드를 놓는다.
3. 민감한 문의를 먼저 빼내는 문지기
- 결제, 해지, 개인정보, 진료 판단처럼 사람이 맡아야 할 말을 발견하면 자동 답변을 멈추고 담당자에게 보내는 서비스다.
- 예약 안내 자동 상담을 쓰지만 검사 결과와 비용 분쟁은 직원이 처리해야 하는 동네 검진센터가 쓴다.
- 단순 문의에는 속도가 중요하지만 의료·금전처럼 책임이 따르는 일에는 사람을 더 신뢰한다는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 첫 화면에는 ‘자동 안내 가능’, ‘직원 확인 필요’, ‘즉시 연결’로 나뉜 문의 목록과 각 분류 이유를 보여 준다.
4. 상담 미로 점검 도구
- 상담 기록을 읽어 같은 답 반복, 사람 연결 거절, 잘못된 부서 전달, 재설명 요구가 생긴 지점을 찾아 주는 서비스다.
- 복지·지원사업 상담창을 외부 업체에 맡긴 지방 공공기관 담당자가 쓴다.
- 자동 답변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현재 고객이 어디서 막히는지 찾는 일이 더 작고 빠르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첫 화면에는 점검할 상담 기록을 올리는 칸과 ‘반복 답변 12건’, ‘사람 연결 실패 7건’처럼 고쳐야 할 장면 목록을 놓는다.
오늘 확인해 볼 것
온라인 쇼핑몰 다섯 곳의 상담창에서 ‘환불 때문에 사람 상담원과 이야기하고 싶어요’라고 입력해 본다. 두 번의 메시지나 두 번의 선택 안에 사람 연결 또는 회신 예약이 나오지 않는 곳이 세 곳 이상이면, 사람 연결 버튼과 요약 전달 도구를 시험해 볼 만하다고 판단한다. 이 기준은 시장 통계가 아니라 오늘 아이디어를 거를 때 쓸 간단한 시험선이다.
출처
참고한 글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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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형 인공지능 혁명의 내부트윌리오2025년 세계 소비자 4,800명과 기업 의사결정자 457명의 상담 선호 및 사람 연결 경험 조사https://www.twilio.com/en-us/report/Inside-the-Conversational-AI-Revolution?tab=1_3
- 고객 신뢰를 잃지 않고 자동화를 확대하는 방법트윌리오2026년 소비자의 인공지능 우회 경험, 사람 연결 요구, 사람 승인 선호 조사https://www.twilio.com/en-us/report/scale-automation-with-losing-customer-confidence
- 금융 소비자의 인공지능 상담 만족도 조사아시아경제2024년 전국 성인 500명의 금융 상담 수단 선호와 사람 상담원 연결 필요성 조사https://www.asiae.co.kr/article/2024080209074522225?utm_source=openai
- 금융 고객센터에서 원하는 개선 사항아시아경제사람 상담원 연결 시간 단축과 인공지능 고도화 요구를 비교한 조사 결과https://cm.asiae.co.kr/article/project/2024080209121644647
- 에어인디아의 생성형 인공지능 상담 도구 도입 발표에어인디아마하라자의 문의 처리 범위, 처리 규모와 사람 상담원 전환 비율에 관한 회사 발표https://www.airindia.com/content/air-india/in/en/newsroom/press-release/air-india-successfully-deploys-airline-industry-s-first-generati.html
- 테크스미스 고객지원 사례젠데스크사람 연결 버튼과 사전 정보 수집을 적용한 뒤 공개한 고객지원 성과 사례https://www.zendesk.com/customer/techsmith/?utm_source=open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