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반복 작업 하나를 실증 서비스로 만드는 길
정부가 스마트공장 구축과 현장 실증을 연계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반복 작업 하나의 적합성·안전·성과·사후 운영을 대신 관리하는 작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됐다.
2026. 9. 19. 발행
로봇을 현장에서 시험하는 지원 계획이 발표됐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 9월 7일 중소 제조기업의 피지컬 AI 도입을 함께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피지컬 AI는 카메라와 센서로 주변을 보고 로봇이나 기계를 움직여 실제 작업을 하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지원은 공장 전체를 한꺼번에 바꾸는 방식이 아니다. 2026년에는 자율주행 운반로봇과 무인 운반차를 개별 물류 구간에 적용하고, 2027년에는 공장 전체 물류로 넓히며, 2028년 이후 생산과 물류를 함께 관리하는 순서다.
피지컬 AI 얼라이언스 안에는 중소 제조기업을 위한 별도 협력 조직을 두고 기술 회사와 제조기업을 연결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실제로 시험해 보는 실증 과제를 찾고, 중기부의 스마트공장 지원과 과기정통부의 공장 운영 지원을 함께 이용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2026년 제조AI특화 스마트공장 사업에는 800억 원이 배정돼 약 400개 과제를 모집했다. 공장 구축은 과제당 최대 2억 원, 데이터 수집과 검증은 최대 5,000만 원까지 지원했는데, 작은 제조기업이 혼자 부담하기 어려운 시험비를 공공 지원과 나누는 규모다.
하지만 출발점은 낮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조사에서 제조 중소기업의 인공지능 도입률은 0.1%로 1,000곳 중 한 곳꼴이었고, 제조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업 중 75.7%가 수기 입력 방식을 사용했으며, 관련 전담 조직이 없는 기업은 99.2%였다. 장비 지원만 하고 현장 기록과 운영 인력을 그대로 두면 시험이 끝난 뒤 사용도 끝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직원 18명 공장이라면 무엇부터 달라질까
직원 18명인 금속 부품 가공업체의 김 대표를 가상의 예로 잡아 보자. 절삭이 끝난 부품 상자를 세척 구역으로 옮기고, 다시 검사대로 보내는 일은 작업자가 대차를 밀거나 지게차를 불러 처리한다.
가공 완료는 말이나 메신저로 알리고, 이동 기록은 종이에 쓴 뒤 사무실에서 다시 옮겨 적는다. 상자가 몰리면 어느 기계 앞에서 기다렸는지 알기 어렵고, 로봇 업체에 문의해도 하루 이동 횟수와 대기시간을 바로 답하지 못한다.
이 공장이 처음부터 전체 무인화를 추진하면 실패하기 쉽다. 빈 대차와 적재 대차의 무게가 다르고, 통로에 자재가 놓이기도 하며, 납기가 급한 날에는 평소와 다른 길을 쓰기 때문이다. 이런 예외를 빼고 정상 상황만 보여주면 시연은 성공해도 실제 운영은 멈춘다.
대신 세척 구역까지 가는 한 구간만 고른다. 일주일 동안 이동 횟수, 한 번 걸리는 시간, 기다린 이유, 사람이 개입한 상황을 기록한 뒤 같은 작업 설명서를 여러 기술 회사에 보내 시험 방법과 비용을 받는다.
시험이 시작되면 도입 전후의 이동시간만 비교하지 않는다. 로봇이 스스로 끝낸 비율, 사람이 길을 비켜 준 횟수, 생산이 멈춘 시간, 부품 손상 여부를 매일 남긴다. 이 기록이 있어야 계속 쓸지, 고쳐서 다시 시험할지, 장비를 돌려보낼지 결정할 수 있다.
달라지지 않는 일도 있다. 규격 밖 부품을 어떻게 쌓을지 판단하고, 통로 안전을 확인하며, 고장 났을 때 생산 순서를 바꾸는 일은 여전히 사람에게 남는다. 따라서 좋은 서비스는 사람을 없애겠다고 약속하기보다 사람이 언제 개입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도입 뒤 관리도 시험만큼 중요하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현장에 맞추는 조정과 재학습, 센서와 기존 설비의 연결 보정에 통상 12~24개월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빈자리는 로봇 판매가 아니라 작업 선정부터 시험 기록, 안전 확인, 도입 후 운영까지 이어서 맡는 서비스에 있다.
다른 나라는 작은 시험에서 멈출 이유까지 찾는다
독일의 중소기업 지원기관 Mittelstand-Digital Zentrum Magdeburg는 TinkerToys와 함께 3차원 프린터의 완성품을 협동로봇이 꺼내는 시험 장치를 만들었다. 로봇 본체만 약 3,100만 원이 들었고 센서와 집게, 교체용 판 비용은 별도였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했지만 회사는 투자비를 더 낮춰야 실제 도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시험의 성공을 장비 구매로 정하지 않고, 사지 않아야 할 이유를 확인한 것도 결과로 인정한 사례다.
영국의 Made Smarter Adoption은 진단과 로드맵 수립을 먼저 지원한 뒤 장비 도입을 돕는다. 농기계 제조사 Storth Engineering은 숙련 용접공 부족과 생산 지연을 핵심 문제로 정한 다음 로봇 용접기와 추가 자동화 장비를 차례로 도입했다.
회사는 여러 기술 도입을 합쳐 생산성이 20%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자체 발표 수치라는 한계가 있지만, 장비를 먼저 고르지 않고 현장 진단과 인력 재배치를 앞세웠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싱가포르의 Certact Engineering은 정부 지원을 받아 금속 가공기계에 소재를 넣고 빼는 로봇과 컨베이어를 연결했다. Certact Engineering은 IoT로 생산현장 데이터를 수집했다.
정부가 공개한 사례에서 직원 한 명당 월 7시간, 기계 한 대당 월 약 64만 원의 인건비를 줄였다고 밝혔다. 큰 생산성 구호 대신 기계 한 대와 작업자 한 명 단위로 효과를 계산했기 때문에 다음 장비를 도입할지 판단할 수 있었다.
여기서 만들 수 있는 네 가지 서비스
1. 반복 작업 채집기. 휴대전화로 작업명, 하루 횟수, 한 번 걸리는 시간, 기다린 이유를 일주일 동안 기록해 자동화 후보 하나를 골라주는 서비스다. 로봇을 알아보고 있지만 어느 공정부터 시작할지 모르는 직원 10~30명 규모 금속 가공업체 공장장이 쓴다.
정부 지원도 개별 물류 구간부터 시작하므로 넓은 계획서보다 한 구간의 기록이 먼저 필요하다. 첫 화면에는 오늘 반복한 작업 추가 버튼과 작업명·횟수·소요시간·예외 사유 네 칸만 놓는다.
2. 로봇 제안 비교함. 제조기업이 한 번 작성한 작업 설명서를 여러 기술 회사에 보내고 장비값, 설치비, 안전설비, 교육비, 월 관리비를 같은 항목으로 비교하는 서비스다. 처음으로 운반로봇을 들이려는 직원 20명 안팎의 식품 포장공장이 주요 사용자다.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을 연결하는 정책이 시작됐지만 서로 다른 견적서는 그대로 비교하기 어렵다. 첫 화면에는 시험할 작업 선택과 함께 이동거리·적재 무게·통로 사진·하루 횟수를 입력하는 칸을 둔다.
3. 현장 시험 기록장. 로봇 시험 전후의 시간, 성공 횟수, 사람 개입, 정지 원인, 안전 문제를 매일 한곳에 모아 계속 도입할지 판단하게 해주는 서비스다.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두 달짜리 시험을 진행하는 로봇 공급회사와 공장 담당자가 함께 쓴다.
앞으로 지원사업이 늘수록 시연 영상보다 비교 가능한 현장 기록이 중요해진다. 첫 화면에는 오늘의 성공률, 사람 개입 횟수, 멈춘 시간, 안전 이상 네 항목을 신호등 색으로 보여준다.
4. 도입 후 운영 당번. 여러 회사의 로봇과 센서에서 들어오는 이상 알림을 받아 원인을 분류하고 수리 요청, 작업자 안내, 월간 성과 확인까지 이어주는 서비스다. 자동화 장비는 샀지만 전담 기술자를 둘 수 없는 직원 30명 미만 공장이 비용을 나눠 쓴다.
현장 적응에 1~2년이 걸릴 수 있어 설치가 끝난 뒤의 관리 공백이 더 길다. 첫 화면에는 지금 멈춘 장비, 생산에 미치는 영향, 현장에서 먼저 확인할 행동을 급한 순서대로 놓는다.
오늘 확인해 볼 것
30분 안에 직원 10~30명인 제조업체 사장 한 명에게 전화해 사람이 하루에도 되풀이하지만 순서가 거의 같은 이동·투입·검사 작업이 무엇인지 물어본다. 5분 안에 작업 하나가 나오고 그 업체가 일주일 동안 횟수와 시간을 적어 볼 의향이 있다면 반복 작업 채집기부터 시험해 볼 만하다. 작업을 특정하지 못한다면 기술 회사를 모으기 전에 업종과 공정을 더 좁혀야 한다.
출처
참고한 글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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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지컬 AI로 중소제조 현장의 미래를 연다중소벤처기업부부처 협력방안, 단계별 공장 지원 계획, 공급기업과 수요기업 연결 계획에 사용했다.https://www.mss.go.kr/site/smba/ex/bbs/View.do?bcIdx=1070863&cbIdx=86&parentSeq=1070863
- 2026년도 제조AI특화 스마트공장 구축지원사업기업마당·중소벤처기업부총예산, 과제 수, 구축 및 데이터 수집 지원 한도에 사용했다.https://www.bizinfo.go.kr/sii/siia/selectSIIA200Detail.do?pblancId=PBLN_000000000120109&utm_source=openai
- Leichtbauroboter und 3D-DruckerMittelstand-Digital Zentrum MagdeburgTinkerToys의 협동로봇 시험, 장비 비용과 경제성 판단 사례에 사용했다.https://www.digitalzentrum-magdeburg.de/praxisbeispiele/leichtbauroboter3d-drucker/?utm_source=openai
- Case Study: Storth Engineering RevisitMade Smarter UK현장 진단 뒤 로봇 용접과 자동화를 순차 도입한 사례 및 회사 발표 생산성 수치에 사용했다.https://www.madesmarter.uk/resources/case-study-storth-engineering-revisit/?utm_source=openai
- Precision Engineering Industry Digital Plan Annex BInfocomm Media Development Authority SingaporeCertact Engineering의 로봇 적용 방식과 시간·인건비 절감 사례에 사용했다.https://www.imda.gov.sg/-/media/imda/files/news-and-events/media-room/media-releases/2021/11/launch-of-pe-idp_media_release_annex_b.pdf?utm_source=open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