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다중 장비 감독이 연 현장 운영 서비스
한 사람이 장비 세 대를 감독한 실증이 나오면서 장비별 운영 인력을 줄이고 작업구역 설정·기록·안전 대응을 별도 서비스로 만드는 길이 열렸다.
2026. 10. 27. 발행
운전석이 빈 굴착기가 현장에 들어갔다
베드록 로보틱스는 2026년 8월 미국 네바다 수처리 시설과 텍사스 토공 현장 등에 운전자가 타지 않는 굴착기를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재커리 건설의 현장은 120만 입방야드 규모다.
이 회사는 새 굴착기를 만드는 대신 기존 20~80톤급 굴착기에 센서와 작업 판단 장치를 붙인다. 2025년에는 사람이 감독하는 상태로 6만5,000입방야드가 넘는 흙과 암석을 옮겼고, 2026년에는 운전석을 비운 상업 현장 배치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당일 설치가 가능하다는 설명은 회사 주장이어서 현장별 설치시간과 비용은 따로 확인해야 한다.
더 큰 비용 변화는 장비보다 사람 쪽에서 나타난다. 호주 재생에너지청이 공개한 태양광 말뚝 시공 실증에서는 한 사람이 장비 세 대까지 감독해 장비 한 대당 필요한 운영 인력이 약 67% 줄었다. 이 결과는 여러 대의 반복 작업을 한 사람이 감독하는 구조를 시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도 그 전 단계까지는 왔다. 세종 5-1생활권 실증에서 원격 굴착기의 관로 터파기 생산성은 시간당 69.67세제곱미터로 일반 굴착기의 69.28세제곱미터와 거의 같았지만, 평균 오차는 원격 장비가 5.4센티미터로 사람이 탑승한 보조 장비의 2.8센티미터보다 컸다. 여수 화태–백야 도로 현장에서도 2025년 섬에 있는 굴착기를 내륙 조종실에서 운전했지만 비용 절감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운영 인력이 줄었다고 전체 공사비가 바로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국내 무선 원격제어 장치는 신호가 끊기면 자동으로 멈추고 비상정지 장치를 갖춰야 하지만, 장비가 스스로 사람과 장애물을 판단하는 과정 전체를 검사하는 별도 절차는 아직 마련되는 단계다. 통신망과 측량, 안전구역, 원격 개입, 사고 기록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
직원 열두 명인 토공업체라면 일이 이렇게 바뀐다
직원 열두 명인 토공업체의 현장소장 김 씨를 가정해 보자. 김 씨는 굴착기 세 대가 맡을 구역을 정하고 기사에게 도면과 말뚝 위치를 설명한 뒤, 작업이 끝나면 깊이와 물량을 다시 확인한다.
지금은 설계도에서 작업 위치를 찾고 현장에 표시한 다음, 종이 작업지시와 휴대전화 대화방에 같은 내용을 옮긴다. 장비별 작업시간과 사진은 일지에 다시 적고, 월말에는 이를 모아 공사대금 청구 자료로 바꾼다.
시간을 가장 많이 쓰는 곳은 굴착 자체보다 변경을 전달하는 일이다. 지하 배관이 발견되거나 비가 와서 지반이 무르면 작업 순서가 달라지고, 전달이 늦으면 이미 끝낸 구간을 다시 손대거나 사진과 물량 근거가 빠진다.
자율 굴착기를 들이면 김 씨는 먼저 지도 위에 작업구역, 목표 깊이, 흙을 놓을 위치와 들어가면 안 되는 구역을 표시한다. 장비에는 ‘어디를 얼마나 파라’는 작업 묶음이 전달되고, 사람이나 차량이 들어오거나 통신이 끊기면 멈춘 뒤 담당자에게 알린다.
작업 중에는 세 대의 위치와 진행량, 멈춘 이유를 한 화면에서 본다. 완료된 구간은 시간·깊이·장비 상태와 함께 저장되므로 김 씨는 매일 저녁 메모와 사진을 다시 맞추는 대신 이상 구간만 확인할 수 있다.
그래도 사람 손에 남는 일이 많다. 지하 시설물의 실제 위치, 흙의 상태, 비탈면 붕괴 가능성, 다른 작업자의 진입 여부는 현장에서 판단해야 하며 최종 측량과 작업 승인도 사람이 맡아야 한다. 고장이나 사고가 나면 누가 장비를 멈추고 현장을 통제할지도 미리 정해야 한다.
따라서 먼저 필요한 것은 굴착기를 만드는 회사 하나가 아니다. 현장을 장비가 읽을 수 있는 작업구역으로 바꾸고, 변경 내용을 전달하며, 작업 결과와 안전 기록을 남기는 운영 서비스다. 같은 굴착기라도 현장마다 지반과 동선이 다르기 때문에 이 일을 맡는 사업자는 장비 제조사 밖에서도 나올 수 있다.
해외에서는 반복 작업부터 맡기고 있다
호주 포테스큐는 서호주 클라우드브레이크 태양광 현장에서 자동 말뚝 장비를 시험했다. 말뚝 한 개 작업에 평균 2.61분이 걸렸고 한 사람이 장비 세 대를 감독하면서 장비별 운영 인력을 약 67% 줄였다.
다만 단단한 지반에서는 바로 말뚝을 박지 못해 먼저 구멍을 뚫고 되메우는 공정이 필요했다. 사람 수는 줄일 수 있었지만 장비에 맞춰 현장 공정을 다시 짜야 한다는 결과였다.
영국 홀심의 리 무어 채석장에서는 그래비스 로보틱스 장치를 붙인 23톤 굴착기가 골재를 선별기 투입구에 반복해서 넣었다. 이틀간 시간당 평균 133회를 처리해 목표였던 100회를 넘었고 하루 1,500톤을 다뤘다고 홀심이 밝혔다.
이 사례가 잘 맞은 이유는 투입구와 작업구역이 고정돼 있고 동작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모든 굴착을 자동화하기보다 경계가 분명한 한 가지 작업부터 맡기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뜻이다.
미국 텔레오는 플로리다 토마호크 건설 현장의 덤프트럭을 약 64킬로미터 떨어진 조종실에서 감독했다. 반복 운반은 장비가 맡고 복잡한 상황에서는 멈춰 사람의 개입을 기다렸으며, 한 명이 세 대를 맡았다.
완전히 사람을 없앤 것이 아니라 사람의 역할을 계속 운전하는 일에서 멈춘 장비를 판단하는 일로 바꾼 사례다. 굴착기 운영 서비스도 처음부터 무인 현장을 약속하기보다 개입 조건과 인계 절차를 먼저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
여기서 바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것들
1. 자율장비 현장 적합성 점검
- 도면과 현장 사진을 받아 자동 작업에 맞는 구역과 맞지 않는 구역을 나눠 주는 서비스다.
- 원격 또는 자율 굴착기 한 대를 처음 시험하려는 직원 5~20명 규모 토공업체가 쓴다.
- 기존 굴착기에 장치를 붙일 수 있게 되면서 장비 구매보다 통신·지반·동선 점검이 도입 여부를 가르게 됐다.
- 첫 화면에는 도면 올리기와 함께 장비 종류, 반복 작업, 사람 통행, 통신 상태를 묻는 다섯 개 항목을 놓는다.
2. 지도형 작업지시서
- 현장 지도에 굴착 범위와 깊이, 흙을 놓을 곳, 진입금지 구역을 그려 장비와 작업자에게 같은 지시를 보내는 서비스다.
- 굴착기 세 대 이상을 관리하며 도면 변경을 기사들에게 매일 전달하는 현장소장이 쓴다.
- 장비가 스스로 움직이려면 구두 지시를 경계와 숫자가 분명한 작업 묶음으로 바꿔야 한다.
- 첫 화면에는 현장 지도와 함께 파란 작업구역, 빨간 진입금지 구역, 승인 전 변경사항을 나란히 보여 준다.
3. 작업량 증명 기록
- 장비가 언제 어디를 얼마나 팠는지 사진·깊이·중단 이유와 함께 저장해 공사대금 청구 자료로 만드는 서비스다.
- 굴착 물량이나 관로 길이에 따라 돈을 받는 토공 하도급업체의 공무 담당자가 쓴다.
- 자동 장비는 위치와 작업 결과를 계속 남길 수 있어 사람이 일지를 다시 쓰는 비용도 함께 낮출 수 있다.
- 첫 화면에는 오늘 완료 물량, 발주처 확인 대기 물량, 근거가 빠진 작업 세 가지만 놓는다.
4. 정지 알림과 인계 관리
- 장애물이나 통신 문제로 멈춘 장비를 알리고 현장 담당자와 원격 운전자 중 누가 처리할지 연결하는 서비스다.
- 섬·산간 현장에 원격 장비를 보내고 여러 현장을 함께 관리하는 장비 임대업체가 쓴다.
- 한 사람이 여러 대를 맡으려면 정상 운전 화면보다 멈춘 이유와 현장 인계 기록이 더 중요해진다.
- 첫 화면에는 멈춘 장비를 위험도 순서로 보여 주고 현장 확인, 원격 인계, 작업 취소 버튼을 둔다.
오늘 한 사람에게 확인할 것
최근 굴착 작업을 맡은 현장소장 한 명에게 20분만 전화해 작업구역 변경을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하고, 같은 작업량을 몇 번 다시 적는지 물어보자. 종이 일지·휴대전화 대화방·공사대금 청구 자료 가운데 두 곳 이상에 같은 내용을 옮기고 그 과정에서 누락을 다시 확인한 경험이 있다면, 장비 제어보다 지도형 작업지시서나 작업량 기록부터 시험해 볼 만하다.
출처
참고한 글 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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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 기반시설 현장의 완전 자율 굴착기 배치 발표베드록 로보틱스네바다 수처리 시설과 토공 현장 배치, 120만 입방야드 프로젝트 및 기존 굴착기 장착 방식에 관한 기업 발표다.https://www.globenewswire.com/news-release/2026/08/17/3346247/0/en/bedrock-robotics-launches-first-fully-autonomous-excavator-deployments-on-critical-u-s-infrastructure-projects.html
- 실제 건설현장의 감독형 자율 굴착 시험 발표베드록 로보틱스2025년 6만5,000입방야드 이상 작업과 20~80톤급 굴착기 적용 내용을 담은 기업 발표다.https://www.prnewswire.com/news-releases/bedrock-robotics-announces-supervised-autonomy-testing-on-active-construction-sites-in-move-towards-commercialization-302617799.html
- 건설자동화장비 실증분석을 통한 효율성 분석대한토목학회세종 5-1생활권 원격 굴착기의 생산성, 오차, 통신 문제를 일반 장비와 비교한 논문이다.https://kscejournal.or.kr/jksce/XmlViewer/f438433?utm_source=openai
- 도서 지역 원격제어 굴착기 현장 실증포스코이앤씨여수 화태–백야 도로 현장의 원격 굴착기 운영 방식과 안전 기능을 설명한 공식 발표다.https://www.poscoenc.com/ko/newsroom/press.aspx?s=2068
- 건설기계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국가법령정보센터무선 원격제어기의 신호 단절 시 자동정지와 비상정지장치 등 국내 안전기준의 근거다.https://law.go.kr/lsLinkCommonInfo.do?lspttninfSeq=104833
- 포테스큐 태양광 혁신 현장 자동화 장비 실증 보고서호주 재생에너지청한 명이 장비 세 대를 감독한 운영 방식, 약 67%의 인력 감소와 지반 조건에 따른 한계를 담은 실증 보고서다.https://arena.gov.au/assets/2026/03/Fortescue-Pilbara-Solar-Innovation-Hub-Built-Robotics-Trial-Report.pdf
- 리 무어 채석장 자율 굴착기 시험홀심 메이커 벤처스23톤 굴착기의 시간당 작업 횟수와 하루 처리량을 공개한 회사 사례다.https://holcimmaqerventures.com/autonomous-tech-trialled/
- 토마호크 건설의 원거리 감독형 장비 운영텔레오약 6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한 명이 덤프트럭 세 대를 감독한 공급사 사례다.https://www.teleo.ai/blog/building-on-innovation-tomahawk-construction-turns-to-teleo-to-clear-a-new-path-from-40-miles-a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