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고민을 장바구니로 바꾸는 작은 서비스가 열린다
장보기 대화가 상품·할인·장바구니와 연결되면서, 작은 서비스도 결제를 직접 품지 않고 메뉴 결정과 구매 사이의 빈틈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2026. 10. 16. 발행
장보기가 대화 속으로 들어왔다
2026년 8월 5일 미국 식료품점 체인 앨버트슨스는 챗지피티 안에서 세이프웨이 상품을 찾고 장바구니를 만드는 연결 기능을 발표했다. 사용자는 “4인 가족이 먹을 파스타 식단을 짜 줘”라고 말하거나, 음식 사진·레시피·장보기 목록을 올릴 수 있다.
챗지피티는 요청에 맞는 상품과 할인 정보를 찾아 장바구니를 구성한다. 다만 결제까지 챗지피티 안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며, 사용자가 세이프웨이로 이동해 상품을 다시 보고 결제한다.
이 구분은 중요하다. 추천을 받은 뒤에도 고객이 상품을 비교하고 수량을 바꾸거나 삭제할 수 있어, 인공지능이 구매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귀찮은 준비 작업을 줄여 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앨버트슨스는 발표 당시 2,240개 매장과 22개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다. 동네 몇 곳에서 시험하는 기능이 아니라, 지역마다 다른 상품과 재고를 대화에 연결해야 하는 큰 유통망에서 시작한 셈이다. 회사는 세이프웨이 외에 앨버트슨스·본스·주얼오스코 등 다른 계열 상표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패할 조건도 이미 보인다. 가트너가 미국 소비자 322명을 조사한 결과, 인공지능 쇼핑을 경험한 사람 가운데 54%는 받은 정보를 전부 다시 확인해야 했고 62%는 오히려 시간을 낭비했다고 답했다. 추천이 그럴듯해도 가격·재고·상품이 틀리면, 장보기를 줄이는 서비스가 확인할 일을 하나 더 만드는 셈이다.
메뉴 결정과 결제 사이를 먼저 줄일 수 있다
가정한 사용자는 초등학생 두 명과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배우자와 사는 맞벌이 부모다. 이 사람은 가족 메신저에서 먹고 싶은 메뉴를 묻고, 냉장고를 열어 남은 재료를 확인한 뒤, 메모장에 목록을 만들고, 다시 마트 앱에서 상품과 쿠폰을 찾는다.
정보는 가족 메신저에서 메모장으로, 메모장에서 검색창으로, 검색 결과에서 장바구니로 여러 번 옮겨 간다. 아이가 매운 음식을 못 먹는다는 조건이나 집에 양파가 남았다는 사실은 중간에 빠지기 쉽고, 할인 상품을 찾다가 처음 정한 메뉴가 바뀌기도 한다.
새 서비스는 이 앞부분부터 바꿀 수 있다. 사용자가 냉장고 사진과 가족의 제외 식품, 이번 주 저녁 횟수, 정한 예산을 넣으면 먼저 메뉴 후보를 보여 주고, 선택한 메뉴에 필요한 재료만 구매 목록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후 이용자가 자주 쓰는 마트의 상품 페이지로 넘기거나 장바구니에 옮겨 담도록 돕는다.
달라지지 않는 일도 있다. 실제 상품의 재고와 최종 할인액은 배송지·점포·회원 등급·행사 카드에 따라 달라지므로 결제 직전에 사람이 확인해야 한다. 생선 크기나 과일 상태처럼 화면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선택도 남는다.
실패하기 가장 쉬운 방식은 냉장고 속 모든 식품을 매번 입력하게 하는 것이다. 재고 기록이 며칠만 밀려도 없는 재료를 있다고 판단하고, 사용자는 추천보다 재고 정리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첫 서비스라면 정확한 냉장고 관리보다 “이번에 꼭 소진할 재료 세 가지”만 받는 편이 낫다.
할인 상품을 추천하면서 돈을 받은 상품을 섞는 방식도 조심해야 한다. 사용자가 싼 상품인지 광고 상품인지 알 수 없으면 모든 추천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추천 이유를 “현재 할인”, “지난번 구매”, “알레르기 제외”처럼 짧게 표시하고 최종 선택은 사람에게 남겨야 한다.
국내에서도 식단과 구매가 일부 연결돼 있다. 삼성의 국내 구매 안내는 12개 식품사의 간편식과 밀키트 217개를 레시피에서 제휴사 직영몰로 연결하지만, 일반 신선식품을 여러 판매처에서 한 장바구니로 결제하는 구조와는 다르다. 처음부터 여러 마트의 결제를 통합하려 하기보다, 가족 조건을 정리하고 필요한 상품을 정확히 넘기는 작은 단계부터 만들 여지가 있다.
다른 곳은 결정 단계부터 연결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인스타카트는 2023년 챗지피티 연결 기능을 시작해 레시피를 장보기 목록으로 바꾸는 흐름을 만들었다. 이후에는 지역 매장의 재고를 바탕으로 만든 장바구니를 챗지피티 안에서 검토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넓혔으며, 고객은 상품값을 내며, 주문 조건과 회원 여부에 따라 배송비·서비스 수수료 등이 적용될 수 있다.
이 사례의 출발점은 새로운 마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보유한 매장·재고·배달망 앞에 대화형 메뉴 결정을 붙인 것이었다. 다만 연동 뒤 주문량이나 전환율은 공개되지 않아, 결제 연결만으로 성공했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프랑스의 까르푸는 2023년 자체 온라인몰 안에서 예산과 식사 조건에 맞는 상품과 레시피를 제안하는 ‘호플라’를 시작했다. 이후 구매 이력을 반영하는 기능을 더했고, 2026년에는 챗지피티에서 장바구니와 배송 방식을 정한 뒤 까르푸 웹사이트에서 결제하는 흐름으로 확대했다.
처음부터 외부 대화 서비스에 모든 것을 맡긴 것이 아니라, 자사 쇼핑몰에서 예산·식단·상품 연결을 먼저 시험한 뒤 입구를 넓혔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까르푸는 프랑스의 챗지피티 이용자 2,600만 명에게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접근 가능한 사람의 수이며 실제 구매자 수는 아니다.
삼성 푸드는 2023년 104개국에서 16만 개가 넘는 레시피로 출발해 주간 식단, 장보기 목록, 국가별 제휴 유통사 연결을 제공했다. 기본 기능은 무료이며, 미국 표시 가격 기준 월 6.99달러인 유료 서비스에서는 개인 맞춤 식단과 영양 추적 등을 추가로 제공한다.
이 방식은 식료품 판매 차익만 바라보지 않고 계획 기능 자체에도 값을 매긴다. 다만 사용자가 매주 돈을 내려면 단순히 레시피를 많이 보여 주는 것을 넘어, 장보기 목록을 다시 고치는 횟수를 실제로 줄여야 한다.
여기서 만들 수 있는 네 가지
1. 남은 재료부터 쓰는 저녁 계획
- 무엇을 하나: 냉장고 사진과 먼저 먹어야 할 재료를 받아 사흘치 메뉴와 부족한 재료만 정리한다.
- 누가 쓰나: 평일 저녁을 직접 차리지만 냉장고 채소를 자주 남기는 3인 맞벌이 가구가 쓴다.
- 왜 지금인가: 사진과 짧은 문장을 함께 읽어 메뉴와 구매 목록으로 바꾸는 일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 첫 화면: 냉장고 사진을 올리는 칸과 ‘이번 주 먼저 쓸 재료 세 가지’를 고르는 칸을 놓는다.
2. 가족 식단 합의판
- 무엇을 하나: 가족별로 먹지 못하는 음식과 원하는 메뉴를 받은 뒤 모두가 먹을 수 있는 후보만 보여 준다.
- 누가 쓰나: 알레르기 있는 아이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어른이 함께 사는 가구가 쓴다.
- 왜 지금인가: 흩어진 가족 답변을 한 번에 정리하고, 선택된 메뉴를 바로 공동 장보기 목록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 첫 화면: 가족별 제외 음식, 이번 주 먹고 싶은 메뉴, 최종 투표 결과를 한 화면에 놓는다.
3. 동네마트 할인 장보기 도우미
- 무엇을 하나: 장보기 목록과 마트 행사 화면을 받아 어디서 무엇을 살지 나누고 예상 금액을 비교한다.
- 누가 쓰나: 온라인 배송보다 집 근처 대형마트 두세 곳의 픽업과 현장 구매를 번갈아 쓰는 가구가 쓴다.
- 왜 지금인가: 마트끼리 장바구니가 연결되지 않아도 상품 주소나 행사 화면을 읽어 비교 목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 첫 화면: 같은 장보기 목록을 기준으로 마트별 예상 합계와 가격을 확인한 시각을 함께 보여 준다.
4. 부모님 장보기 확인 서비스
- 무엇을 하나: 부모가 말로 부탁한 품목을 자녀가 확인할 수 있는 목록으로 바꾸고, 대체 상품 규칙까지 저장한다.
- 누가 쓰나: 온라인 장보기가 익숙하지 않은 부모의 주문을 매주 대신 넣는 성인 자녀가 쓴다.
- 왜 지금인가: “작은 두부가 없으면 큰 것으로” 같은 말도 수량과 대체 조건이 있는 목록으로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첫 화면: 부모의 음성 요청, 품목별 대체 가능 여부, 자녀의 최종 승인 단추를 차례로 놓는다.
오늘 확인해 볼 것
최근 일주일 안에 장을 본 맞벌이 가구 한 명에게 30분 동안 마지막 장보기를 그대로 다시 보여 달라고 해 보자. 가족 대화·냉장고·메모·마트 화면 사이를 세 번 이상 오가고, 그 과정에서 빠뜨린 조건이나 다시 고른 상품이 하나라도 나온다면 추천 기능보다 ‘옮겨 적는 단계’를 줄이는 서비스부터 시험해 볼 만하다.
출처
참고한 글 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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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버트슨스의 세이프웨이 챗지피티 연결 기능 발표앨버트슨스 컴퍼니즈세이프웨이 연결 기능의 이용 방식, 결제 위치, 운영 규모를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https://www.albertsonsmediacollective.com/pr-details/2026/Albertsons-Companies-Expands-AI-Powered-Grocery-Shopping-with-New-Safeway-Plugin-in-ChatGPT/default.aspx
- 앨버트슨스의 대화형 장보기 확대 사례오픈에이아이다른 앨버트슨스 계열 상표로의 확대 계획을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https://openai.com/index/albertsons-reimagining-retail/
- 소비자는 인공지능의 쇼핑 도움은 원하지만 구매 결정은 원하지 않는다는 조사가트너정보 재확인과 시간 낭비에 관한 미국 소비자 조사 수치를 사용했다.https://www.gartner.com/en/newsroom/press-releases/2026-05-27-gartner-survey-finds-consumers-want-ai-shopping-help-but-not-ai-purchase-decisions?trk=public_post_comment-text
- 인스타카트와 챗지피티의 장보기 연결오픈에이아이대화에서 장바구니와 결제로 이어지는 인스타카트 사례를 설명하는 데 사용했다.https://openai.com/index/instacart-partnership/
- 까르푸의 챗지피티 장보기 서비스 발표까르푸프랑스 이용 대상과 장바구니·결제 흐름을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https://www.carrefour.com/fr/news/2026/carrefour-devient-le-premier-retailer-europeen-proposer-de-faire-ses-courses-sur-chatgpt?utm_source=openai
- 까르푸의 호플라 출시 발표까르푸예산과 식사 조건을 반영한 초기 장보기 도우미의 출발점을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https://www.carrefour.com/fr/news/2023/carrefour-integre-les-technologies-de-openai-et-lance-une-experience-de-courses-avec-la?utm_source=openai
- 삼성 푸드 세계 출시 발표삼성전자출시 국가, 언어, 레시피 규모와 식단·장보기 기능을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https://news.samsung.com/global/samsung-announces-global-launch-of-samsung-food-an-ai-powered-personalized-food-and-recipe-service?utm_source=openai
- 스마트싱스 쿠킹 국내 구매 안내삼성전자국내 제휴 식품사와 간편식·밀키트 구매 연결 범위를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https://org-sec-b2c.samsung.com/sec/buying-guide/?utm_source=open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