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구역 안에 여러 도형 지점이 모여 있고, 이어진 길이 한 바퀴의 짧은 동선과 방문 흔적을 보여 준다.
모두의 창업지역으로 좁혀 보기 관점

행궁동 반나절 코스를 파는 동네 지도가 열린다

전국 맛집 지도를 만들기보다 수원 행궁동처럼 한 동네의 취향·동선·방문 기록을 묶으면 작은 팀도 첫 이용자와 가게를 만날 수 있다.

2026. 11. 6. 발행

영상 속 맛집이 지도 사업이 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맛집·여행 지도 ‘니어’를 운영하는 니어랩스가 2026년 10월 27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사업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금과 지분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역의 장소 콘텐츠를 지도와 실제 방문으로 연결하려는 서비스가 초기 투자 대상으로 선택됐다는 점은 분명하다.

니어는 맛집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연결하면 게시물에 나온 장소를 지도에 등록하도록 돕는다. 이용자는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고 웹주소를 열어 사진과 영상, 긴 설명이 담긴 장소 지도를 볼 수 있다.

회사의 공식 사이트에는 현재 클로즈 베타 참여를 받는다고 적혀 있다. 유튜브 영상 속 장소 연결, 방문 후기, 매장 쿠폰, 방문 인증, 지도 정기 이용권 판매는 앞으로 내놓을 기능으로 구분돼 있으므로 이미 널리 운영되는 기능으로 보면 안 된다.

니어랩스는 맛집 콘텐츠 제작자 12개 팀과 협업했으며, 이들의 팔로워를 합치면 약 127만 명이라고 밝혔다.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니어를 쓴다는 뜻은 아니지만, 장소를 소개하는 콘텐츠와 이를 보는 사람이 이미 모여 있다는 초기 유통 기반은 보여준다.

이번 투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역 초기 기업을 발굴해 투자와 후속 지원을 연결하는 창업-BuS를 통해 이뤄졌다. 큰 지도 회사를 새로 만드는 일만 투자 대상이 아니라, 콘텐츠를 방문 가능한 지역 정보로 바꾸는 작은 도구도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사례다.

행궁동 네 시간만 풀면 달라지는 일

아래 인물은 이용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가상 사례다. 서울에 사는 34세 직장인 지연은 토요일 오후 네 시간 동안 반려견과 수원 행궁동을 둘러보고, 카페 한 곳과 저녁 식당 한 곳에 가려 한다.

지연은 먼저 인스타그램에서 행궁동 게시물 열두 개를 저장한다. 상호를 메모장으로 옮기고, 다시 지도에서 검색한 뒤, 후보를 동행자 대화방에 보내는 식으로 같은 장소를 세 번씩 옮겨 적는다.

사진은 마음에 들지만 실내에 반려견이 들어갈 수 있는지, 주말에도 같은 시간에 여는지, 두 장소 사이를 걸어서 얼마나 이동해야 하는지는 게시물마다 따로 찾아야 한다. 결국 지도에는 스무 곳이 저장되지만 실제로 갈 세 곳을 고르는 데 더 많은 시간이 든다.

행궁동에만 집중한 서비스라면 첫 화면에서 지역 이름을 다시 검색하게 할 필요가 없다. ‘반려견 동반’, ‘네 시간’, ‘도보 이동’, ‘저녁 포함’처럼 오늘의 조건을 고르게 하고, 조건에 맞는 장소만 지도와 시간 순서로 보여주면 된다.

지연은 추천받은 카페를 누르면 어떤 영상에서 소개됐는지와 함께 실내 동반 여부, 쉬는 날, 마지막 정보 확인일을 본다. ‘오후 2시 도착’을 누르면 카페에서 산책길, 소품점, 저녁 식당으로 이어지는 한 바퀴가 만들어지고 동행자는 각 장소에 찬반 표시를 남긴다.

방문 뒤에는 별점 대신 ‘실내 동반 확인’, ‘토요일 대기 20분’, ‘유모차로는 입구가 좁음’처럼 다음 사람에게 필요한 사실을 남기게 할 수 있다. 가게 주인은 영업시간이나 입장 조건이 달라졌을 때 자신의 정보만 고치고, 수정일이 지도에 함께 표시되도록 한다.

그래도 사람 손은 남는다. 영상 속 상호가 정확한지, 가게가 이전하거나 문을 닫지 않았는지, 광고비를 받은 추천인지 확인해야 하며 반려동물 입장처럼 민감한 조건은 가게에 직접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

지역을 좁히면 이 확인 작업도 감당할 수 있다. 전국 수십만 곳을 관리하는 대신 행궁동의 카페와 식당부터 직접 만나면 첫 가게를 설득하기 쉽고, 이용자가 남긴 정보가 실제로 맞는지도 걸어서 확인할 수 있다.

도시 하나로 신뢰를 만든 해외 서비스

미국의 맛집 기록 서비스 벨리(Beli)는 모든 사람에게 같은 식당 순위를 보여주기보다 친구의 방문 기록과 개인별 식당 순위를 중심에 둔다. 이용자는 먹어 본 식당을 서로 비교하며 자기 순위를 만들고, 친구가 저장하거나 높게 평가한 곳을 발견한다.

애플의 서비스 소개에 따르면 벨리에 쌓인 누적 식당 평가는 8,000만 건을 넘었다. 이는 이용자 8,000만 명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친구 관계와 개인 취향처럼 좁은 기준으로 시작해 추천에 필요한 기록을 크게 쌓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벨리는 예약 연결과 뉴욕의 초대형 유료 회원제를 운영하지만, 회원 가격과 식당 매출 증가분은 공개하지 않았다.

네덜란드에서 시작한 스포티드 바이 로컬스(Spotted by Locals)는 도시마다 실제 거주자가 추천한 카페, 술집, 상점과 산책 장소를 모은다. 광고 의존을 낮추고 추천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는 현재 86개 도시를 다루며, 한 도시 이용권은 약 1만6천 원, 한 달 여행권은 약 2만4천 원, 전체 도시 연간 이용권은 약 3만2천 원 수준이다. 예약이나 결제까지 모두 붙이지 않아도 ‘이 도시에 실제로 사는 사람이 계속 고친 정보’ 자체가 판매할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사례다.

행궁동에서 바로 만들 수 있는 네 가지

1. 반려견과 걷는 네 시간 지도

무엇을 하나: 반려견의 크기, 실내 입장 여부와 머무를 시간을 고르면 카페·산책·식당을 한 동선으로 묶어준다.

누가 쓰나: 주말 오후에 반려견과 행궁동을 처음 찾는 수도권 거주자가 쓴다.

왜 지금인가: 맛집 게시물을 지도에 옮기는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반려견 입장 조건과 이동 시간처럼 실제 방문을 결정하는 정보는 여전히 흩어져 있다.

첫 화면: ‘몇 시간 머무르나요’, ‘실내 동반이 꼭 필요한가요’, ‘얼마나 걸을 수 있나요’ 세 가지 선택을 먼저 놓는다.

2. 작은 숙소의 주변 안내 지도

무엇을 하나: 숙소 주인이 손님에게 반복해서 알려주는 아침 식당, 늦게 여는 가게, 주차장과 산책길을 하나의 웹주소로 보낸다.

누가 쓰나: 수원 구도심에서 객실 몇 개를 운영하며 외지 손님의 주변 질문에 직접 답하는 숙소 주인이 쓴다.

왜 지금인가: 니어가 별도 앱 없이 공유하는 지도를 내세운 만큼, 설치를 요구하기 어려운 일회성 여행객에게도 장소 묶음을 전달하기 쉬워졌다.

첫 화면: 숙소 주인이 ‘아침’, ‘비 오는 날’, ‘밤 10시 이후’, ‘아이와 함께’ 안내판을 만들고 장소를 끌어다 놓게 한다.

3. 골목 가게 정보 공동관리함

무엇을 하나: 같은 골목의 가게들이 쉬는 날, 대기 방식, 주차, 반려동물과 유아 동반 조건을 각자 고치고 하나의 동네 지도에 함께 공개한다.

누가 쓰나: 전화와 개인 메시지로 영업시간과 입장 가능 여부를 반복 안내하는 행궁동 카페·식당·소품점 주인이 쓴다.

왜 지금인가: 콘텐츠에서 장소를 찾아내는 것만큼 오래된 정보를 누가 고칠지도 중요해졌고, 한 동네라면 가게별 담당자를 직접 확보할 수 있다.

첫 화면: 오늘 확인이 필요한 가게와 마지막 수정일을 먼저 보여주고, 바뀐 항목만 한 번 눌러 고치게 한다.

4. 영상 제작자의 방문 완주 지도

무엇을 하나: 맛집 영상에 나온 장소를 지도에 묶고 시청자가 실제로 다녀온 곳을 표시하거나 다음 코스를 제안하게 한다.

누가 쓰나: 수원 카페와 골목 여행 영상을 꾸준히 올리지만 조회 수 이후의 실제 방문은 알기 어려운 지역 영상 제작자가 쓴다.

왜 지금인가: 니어가 인스타그램 게시물의 장소 지도화를 제공하고 방문 후기와 인증 기능을 준비하면서, 영상 시청 뒤 행동을 연결하는 흐름이 구체화되고 있다.

첫 화면: 영상 대표 이미지 아래에 ‘장소 5곳 보기’, ‘내 동선 만들기’, ‘방문 완료’ 세 버튼을 놓고 광고나 제휴가 있으면 같은 화면에 표시한다.

오늘 30분만 확인할 것

인스타그램이나 지도 검색에서 ‘행궁동 반려견 동반’ 게시물 스무 개를 열어 실내 입장, 반려견 크기 제한, 영업시간, 주차 정보가 각각 적혀 있는지 기록해 보자. 절반 이상에서 두 가지 이상의 정보가 빠져 있고 댓글에 같은 질문이 세 번 이상 반복된다면, 전국 지도가 아니라 행궁동 반려견 지도부터 만들어 볼 이유가 있다.

출처

참고한 글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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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동 반나절 코스를 파는 동네 지도가 열린다 | Prometh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