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판단 규칙을 기록하는 승인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기존 재고 장부를 갈아엎지 않고 담당자의 반복 판단을 규칙으로 기록해 예외만 알리고 승인까지 잇는 작은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2026. 9. 30. 발행
재고를 세는 도구에서 판단을 돕는 도구로
미국 보스턴의 Atomic은 2026년 9월 29일 1,250만 달러, 참고 환산 약 169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가 다루는 것은 단순한 재고 수량이 아니라 무엇을 언제 구매하고 생산하며 어느 창고로 보낼지 정하는 일이다.
Atomic은 수요와 재고, 공급업체 납기, 창고별 조건을 함께 놓고 여러 선택지를 비교한다. 반복 업무는 미리 정한 규칙에 따라 처리하고, 평소와 다른 상황은 담당자에게 올려 검토·수정·승인을 받게 한다.
여기서 중요한 변화는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신한다는 데 있지 않다. 담당자가 머릿속으로만 적용하던 ‘재고가 이만큼 남으면 주문한다’, ‘물량이 부족하면 이 거래처를 먼저 보낸다’ 같은 기준을 기록하고 다시 실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한국 중소 제조업에는 이보다 작은 출발점이 필요하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4년 조사에서는 공장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률이 18.6%였고, 도입 기업도 75.5%가 기초 단계에 머물렀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같은 조사를 분석한 결과, 제조 데이터를 모으는 기업 가운데 75.7%가 사람이 직접 입력했고 실시간 수집은 19.7%였다. 입력이 늦거나 틀린 상태에서 판단만 자동화하면 잘못된 발주를 더 빨리 반복하게 되므로, 성공 조건은 화려한 예측보다 최신 데이터와 승인 절차에 있다.
열두 명짜리 식품업체의 하루가 달라지는 방식
사용자를 한 명 가정해 보자. 직원 열두 명인 냉동 반찬 제조업체에서 원재료 구매와 재고를 함께 맡은 김 대리다.
김 대리는 아침마다 창고 직원이 보낸 입고 메시지와 생산팀의 사용량을 재고 파일에 옮긴다. 영업팀 주문표를 다시 붙여 넣고, 공급업체별 납기와 최소 주문량은 예전 파일이나 자신의 기억에서 찾는다.
시금치가 부족하면 어느 제품 생산을 줄일지, 포장 용기가 늦으면 어떤 주문을 먼저 보낼지도 김 대리가 정한다. 결정은 전화와 메신저에서 이뤄지므로 다음 담당자는 결과만 보고 이유를 알기 어렵고, 김 대리가 쉬는 날에는 사장이 같은 자료를 다시 확인한다.
작은 판단 서비스는 재고 파일을 당장 없애지 않는다. 김 대리가 쓰던 파일을 받아 ‘예상 사용량보다 재고가 적다’, ‘납기 전에 바닥난다’, ‘최소 주문량을 채우면 재고가 너무 많이 남는다’ 같은 조건만 먼저 표시한다.
그다음 김 대리의 수정 이유를 짧게 받는다. ‘이번 주 행사 주문’, ‘공급업체 휴무’, ‘품질 문제가 있어 다른 업체로 전환’처럼 반복되는 이유가 쌓이면 다음 주문안에 같은 규칙을 적용하고, 평소와 다른 항목만 따로 보여 줄 수 있다.
화면에서는 원래 주문을 유지하는 안, 주문량을 줄이는 안, 두 공급업체로 나누는 안을 나란히 비교한다. 각각 언제 재고가 떨어질 수 있는지와 얼마만큼의 물건이 더 쌓이는지를 보여 주되, 주문 전송은 김 대리나 사장이 승인해야 한다.
그래도 사람에게 남는 일이 있다. 품질 사고, 갑작스러운 대형 주문, 공급업체와의 관계처럼 숫자로 정하기 어려운 사정은 담당자가 판단해야 한다. 이 서비스가 실패한다면 이런 예외까지 자동 처리하려 했거나, 입출고 기록이 늦은데도 추천값을 정답처럼 내보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규칙과 예외를 나눠 운영하는 곳들
미국 식료품점의 신선식품 발주
미국 Afresh는 매장·품목별 수요를 예측해 신선식품 주문량을 추천하고, 매장 직원이 수용하거나 고치게 한다. 미국 중서부에서 약 100개 매장을 운영하는 CUB의 3개월 시험에서는 추천 수용률이 92%, 매장 업무 효율이 8.8% 높아졌다고 Afresh가 발표했다.
Afresh는 식료품 체인과 기업용 소프트웨어 계약을 맺는 방식이며 가격은 공개하지 않는다. 핵심은 폐기되기 쉬운 상품을 완전 자동 주문한 것이 아니라, 매장 직원의 수정 권한을 남겨 둔 데 있다.
스위스 의약품 유통사의 예외 관리
스위스 의약품 유통기업 Galexis는 RELEX의 수요예측과 보충 서비스를 도입했다. 모든 품목을 사람이 훑는 대신 수요 급변이나 품절 가능성이 있는 항목을 경보로 받고, 시스템은 긴급 납품을 제안하며 사용자가 정의한 예외를 바탕으로 안전재고를 최적화했다.
RELEX가 공개한 도입 4개월 뒤 결과에서는 자동 처리 비율이 44%에서 88%로 올랐고, 필요한 상품을 바로 공급할 수 있는 비율은 98% 이상을 유지했다. 계약 가격은 비공개이며, 반복 품목은 자동화하되 위험한 예외는 사람이 맡는 구조다.
캐나다에서 시작해 여러 나라로 넓힌 맥주회사
글로벌 맥주회사 AB InBev는 2020년 캐나다에서 o9의 계획 서비스를 시작한 뒤 브라질, 중국, 미국, 유럽, 아프리카와 아시아로 넓혔다. 담당자의 수작업 수정이 실제 예측을 개선했는지 사후에 비교하고, 도움이 된 수정은 규칙으로 남기며 효과가 없던 개입은 줄였다.
o9이 발표한 결과로는 예측 정확도가 약 10% 개선되고 재고는 약 25% 줄었다. 일부 시장에서는 반복 계획의 70~90%를 사람의 개입 없이 처리했으며, AB InBev는 플래너의 수정 결과를 사후 평가해 수작업 개입의 효과를 측정했다.
여기서 바로 만들어 볼 수 있는 네 가지
1. 원재료 발주 승인함
재고 파일과 구매 요청을 받아 오늘 주문할 품목, 주문을 미룰 품목, 확인이 필요한 품목으로 나누는 서비스다. 입출고를 수기로 기록하면서 원재료를 정기 구매하는 소형 식품 제조업체의 구매 담당자가 쓴다.
전면적인 공장 시스템은 부담스럽지만 파일 위에 승인 단계만 얹는 것은 작게 시작할 수 있어 지금 맞다. 첫 화면에는 품목별 현재고, 예상 소진일, 추천 주문량, 추천 이유와 승인 단추를 둔다.
2. 부족 물량 배분판
들어온 물량이 주문보다 적을 때 납기, 계약 우선순위, 대체품 가능 여부에 따라 배송안을 만들고 책임자의 승인을 받는 서비스다. 수입 부품을 여러 제조업체에 공급하며 품절 때마다 전화로 물량을 나누는 도매업체가 쓴다.
Atomic과 해외 사례가 보여 주듯 공급망 자동화의 실제 출발점은 모든 결정보다 부족한 상황의 예외 처리에 가깝다. 첫 화면에는 미충족 주문, 약속한 납기, 추천 배분량, 우선한 이유와 바뀌는 주문을 함께 놓는다.
3. 폐기 위험 상품 주문 도우미
판매량과 남은 수량을 보고 다음 날 주문량을 제안하며, 점장이 수정한 이유를 다음 추천에 반영하는 서비스다. 반찬이나 샌드위치처럼 유통기한이 짧은 상품을 직접 발주하는 동네 매장 여러 곳이 함께 쓴다.
Afresh 사례처럼 현장 직원이 추천을 검토하는 방식이 이미 운영되고 있어 작은 매장용으로 범위를 줄여 볼 수 있다. 첫 화면에는 내일의 추천 수량, 남을 가능성이 큰 수량, 품절 위험과 ‘그대로 주문·수정’ 단추를 둔다.
4. 반품 처리 규칙함
반품 사유와 상품 상태를 받아 재판매, 수리, 공급업체 반환, 폐기 중 다음 행동을 제안하고 승인 기록을 남기는 서비스다. 반품 사진과 메신저 대화로 처리를 결정하는 생활용품 도매업체의 물류 담당자가 쓴다.
반품은 재고에 다시 넣을지 결정하는 반복 판단이지만 기준과 책임자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별도 기능으로 떼어 시작하기 좋다. 첫 화면에는 반품 사진, 구매일, 상태 점검 항목, 추천 처리 방법, 예상 재고 변화와 승인자를 둔다.
오늘 확인해 볼 것
재고나 발주 담당자 한 명에게 최근 긴급발주 열 건을 열어 달라고 하고, 각 주문을 왜 했는지 30분 동안 말로 설명받아 보자. 같은 두세 가지 조건으로 열 건 중 여섯 건 이상을 설명할 수 있고 나머지 예외의 승인자가 분명하다면, 그 판단부터 규칙과 승인 화면으로 만들어 볼 만하다.
출처
참고한 글 8개
이 글에 쓴 사실은 아래에서 왔습니다. 직접 확인해 보세요.
- Atomic, 물리적 상품 기업용 인공지능 제어 시스템 구축을 위해 1,250만 달러 투자 유치Atomic투자 규모와 제품이 다루는 구매·생산·재고 이동 의사결정 범위를 참고했다.https://www.prnewswire.com/news-releases/atomic-raises-12-5m-to-build-the-ai-control-system-for-physical-goods-companies-302892093.html
- Atomic 공급망 계획 제품Atomic반복 업무의 규칙 처리와 담당자의 검토·수정·승인 방식을 참고했다.https://www.atomic.supply/
- 2024년 스마트제조혁신 실태조사 결과중소벤처기업부중소 제조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률과 도입 단계 수치를 참고했다.https://m.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call_from=seoul_paper&newsId=156686561&utm_source=openai
- 지역 제조 중소기업 디지털·인공지능 전환 현황중소벤처기업연구원제조 데이터의 수기 입력 비중과 실시간 수집 비중을 참고했다.https://kosi.re.kr/front/functionDisplay?menuFrontNo=322423919227700596633306148027564711658&menuFrontURL=front%2FbasicResearchDetail%3FdataSequence%3DB260410K02&utm_source=openai
- 공급망의 인공지능 활용과 운영 위험 연구INFORMS예상 밖의 공급 충격, 데이터 품질 저하와 과도한 자동화의 위험을 참고했다.https://pubsonline.informs.org/doi/pdf/10.1287/msom.2025.1065
- CUB 신선식품 발주 운영 사례Afresh3개월 시험 운영의 추천 수용률과 매장 업무 효율 수치를 참고했다.https://www.afresh.com/resources/how-cub-supercharged-store-teams-with-fresh-first-ai/case-study?utm_source=openai
- Galexis 수요예측·자동 보충 사례RELEX Solutions예외 중심 관리와 자동 처리 비율, 상품 공급 가능 비율을 참고했다.https://www.relexsolutions.com/resources/galexis/
- AB InBev의 무개입 공급망 계획 구축 사례o9 Solutions캐나다에서 시작한 도입 범위, 담당자 수정의 사후평가 방식과 공급망 성과를 참고했다.https://o9solutions.com/articles/how-ab-inbev-is-building-a-touchless-planning-organiz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