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작은 도형 무리가 먼저 모인 뒤 여러 갈래로 연결된 경로가 퍼져 나가며 여러 도형 무리가 함께 형성되는 모습이 보인다.
만드는 방법일이 끊기는 지점 관점

함께 쓰는 앱은 첫 사용자보다 첫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

함께 쓰는 앱은 광고로 설치 수를 늘리기보다 기존 모임 한 곳이 가입 직후 같은 행동을 끝내게 만드는 도구부터 만들어야 한다.

2026. 10. 3. 발행

광고가 데려온 사람은 어디서 멈췄나

캐나다의 1인 제작자가 만든 인공지능 면접 연습 서비스 Interview Prep.io는 레딧 광고에 약 96만 원을 썼다. 저가 노트북 한 대 값에 가까운 돈으로 광고 노출 32만8,300회와 클릭 1,296회를 얻었지만 회원가입은 한 건도 없었다. 제작자는 이력서를 찾아 올려야 비로소 시작되는 첫 단계가 너무 무거웠다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의 1인 제작 서비스 Axlura도 비슷했다. 구글 광고에 약 28만 원을 써서 152명을 데려왔고 그중 31명이 웹사이트 검사를 실행했다.

친구 초대도 가입만 늘리면 충분하지 않다. Dropbox 창업자 발표에서는 추천 프로그램 도입 뒤 가입이 60% 늘고 하루 신규 가입의 35%가 추천에서 왔지만, 창업자 드루 휴스턴은 추천 가입자의 60%가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친구가 들어온 뒤 함께 끝낼 일이 없으면 초대 숫자도 빈 숫자가 된다.

국내 모임 서비스는 반대 순서로 출발한 사례가 있다. 트레바리는 지인 10명과 독서모임을 시험한 뒤 다음 달 두 모임으로 늘렸고, 2015년 9월에는 클럽 4개와 멤버 80명으로 시작했다. 앱 이용자를 먼저 모은 것이 아니라 정해진 사람·책·날짜가 있는 모임을 먼저 만든 셈이다.

프립도 앱보다 오프라인 모임이 앞섰다. 창업자 설명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여행과 여가 모임에 약 1만 명을 모은 뒤 여러 진행자를 영입해 2016년 앱을 내놓았다. 기존 프렌트립 이용자들이 프립으로 이전했다.

끊어진 초대 과정을 하나로 잇기

가상의 1인 운영자 ‘민수’가 주말 걷기 모임 앱을 만들었다고 해 보자. 민수는 광고 관리 화면에서 설치 수를 확인하고, 앱 장터 관리 화면에서 내려받기 수를 본 뒤, 회원 명단을 파일로 내려받아 따로 정리한다. 도구는 여러 개인데 한 사람이 어디서 멈췄는지는 이어서 보이지 않는다.

이용자는 광고를 보고 앱 장터로 이동해 앱을 설치한다. 이메일로 가입한 뒤 알림과 위치 권한을 묻는 화면을 지나면 친구도 글도 없는 빈 화면이 나오고, 다시 카카오톡을 열어 초대 주소를 보낸다. 친구는 그 주소에서 앱 장터와 가입 화면을 다시 통과해야 하며, 정작 들어와서는 둘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문제는 초대 단추의 색이나 기능 수가 아니다. 광고에서는 ‘함께 걸을 사람을 찾는다’고 했는데 앱 안에서는 혼자 계정을 만들고, 친구를 데려오고, 모임을 만들고, 첫 일정을 정하는 네 가지 일을 떠맡긴 것이다. 광고와 앱, 앱과 카카오톡, 가입과 첫 공동 행동 사이에서 이유와 맥락이 계속 사라진다.

순서를 바꾸면 민수는 낯선 개인이 아니라 이미 함께 걷는 6~10명짜리 모임을 먼저 찾는다. 모임장이 날짜와 목표를 정해 초대 주소를 만들면 그 주소에는 ‘성수동 토요 걷기’, ‘이번 주 토요일 오전 10시’, ‘한강 5킬로미터’가 먼저 보인다. 초대받은 사람은 가입 전에 누구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가입을 마친 뒤에는 전체 게시판 대신 자기 모임과 첫 행동이 바로 나와야 한다. 첫 행동은 친구 찾기가 아니라 참석 여부 누르기, 집결 장소 확인하기, 오늘 걸음 인증하기처럼 혼자서도 시작하고 모임원이 이어받을 수 있는 일이다. 카카오톡은 없애지 않고 초대를 전달하는 도구로 남긴다.

운영자 화면의 맨 위 숫자도 설치 수가 아니라 ‘초대 주소를 연 사람 → 모임에 들어온 사람 → 첫 공동 행동을 끝낸 사람’ 순서로 놓는다. 중간에 멈춘 화면과 걸린 시간을 함께 남기면 가입 절차가 문제인지, 빈 모임이 문제인지, 첫 활동이 어려운지 구분할 수 있다. 개인 이름보다 모임별 흐름을 먼저 보면 작은 실험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그래도 사람 손에 남는 일은 있다. 믿을 만한 모임장을 찾고, 첫 일정을 실제로 열고, 불참자에게 연락하고, 불편한 참여자를 내보내는 판단은 앱이 대신하기 어렵다. 함께 쓰는 서비스의 첫 단계에서는 운영을 없애는 것보다 한 명의 모임장이 열 사람을 무리 없이 데려오도록 돕는 편이 현실적이다.

해외에서는 모임 단위로 문을 열었다

미국에서 시작한 Meetup은 참가자보다 주최자가 그룹과 행사를 먼저 만들게 한다. 새 주최자는 무료 Starter에서 그룹 하나를 만들고 월 2회, 행사당 10명까지 시험할 수 있으며 더 많이 운영하려면 주최자용 구독을 산다. 빈 게시판을 보여 주는 대신 날짜가 잡힌 행사를 공급하는 구조다.

Meetup은 지금도 참가자에게 기본 탐색을 열어 두고 주최자의 반복 운영 도구에 돈을 받는다. 다만 주최자 가격이 올라가면 모임 자체가 사라질 수 있으므로, 사람을 모으는 핵심 사용자의 부담을 계속 살펴야 한다.

Discord의 Student Hubs는 전 세계 사용자를 한 피드에 섞지 않았다. 학교 이메일을 확인한 학생만 같은 학교 공간에 들어가고, 그 안에서 학생들이 만든 대화방을 찾거나 공유하게 했다. ‘우리 학교’라는 기존 경계가 가입 이유와 첫 대화 주제를 함께 제공한다.

이 기능은 학생에게 무료이며 미국을 포함해 일본·영국·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운영됐다. 다만 Discord는 학생 공간의 가입자 수나 활동률을 공개하지 않았으므로 확장 범위와 실제 사용 성과는 구분해 봐야 한다.

미국의 운동 기록 서비스 Strava는 유료 이용자가 최대 199명을 초대해 비공개 그룹 도전을 만들 수 있게 한다. 친구나 클럽이 참여하는 그룹 챌린지에는 목표·기간·리더보드가 제공된다.

여기서 돈을 내는 이유는 친구 명단 자체가 아니라 공동 목표·순위·기록을 반복해서 운영하는 권한이다. 개인 운동 기록으로 시작한 서비스가 기존 친구와 운동 모임을 묶는 도구까지 넓어진 경우다.

여기서 바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것들

1. 카카오톡 모임용 초대 페이지

  • 무엇: 모임 이름·참여자·날짜·첫 활동이 담긴 초대 주소를 만들어 주는 서비스다.
  • 누가: 카카오톡 단체방으로 러닝·독서·육아 모임을 운영하지만 새 앱으로 옮기지 못하는 모임장이 쓴다.
  • 왜 지금: 설치를 권하기 전에 함께할 이유를 보여 주면 앱 장터와 가입 화면에서 맥락이 끊기는 일을 줄일 수 있다.
  • 첫 화면: ‘모임 이름, 아는 사람, 다음 일정, 참여하기’ 네 가지를 위에서부터 놓는다.

2. 첫 공동 행동 만들기

  • 무엇: 걷기 인증, 책 한 쪽 기록, 여행 준비물 확인처럼 두 명 이상이 바로 끝낼 수 있는 활동 틀을 제공한다.
  • 누가: 기능은 만들었지만 가입자의 친구 목록과 게시판이 비어 있는 소규모 앱 운영자가 쓴다.
  • 왜 지금: 새 기능을 계속 붙이는 것보다 가입 직후 한 번의 공동 경험을 완성하는 편이 이탈 원인을 선명하게 보여 준다.
  • 첫 화면: ‘누구와 할지, 오늘 무엇을 끝낼지, 완료한 사람이 몇 명인지’를 한 화면에 둔다.

3. 초대 이탈 기록기

  • 무엇: 초대 열람·가입 시작·가입 완료·첫 활동을 시간 순서로 기록해 어디서 가장 많이 멈췄는지 보여 준다.
  • 누가: 광고 화면, 앱 장터 통계, 회원 명단을 따로 보며 원인을 추측하는 1인 앱 운영자가 쓴다.
  • 왜 지금: 내려받기 수만으로는 가입 절차와 빈 첫 화면 가운데 무엇을 고쳐야 할지 결정할 수 없다.
  • 첫 화면: 모임별로 네 단계를 나열하고 가장 많이 끊긴 한 지점만 크게 표시한다.

4. 기존 모임 실험 운영 도구

  • 무엇: 완성된 앱 없이 신청서·초대·일정 알림·참석 확인을 묶어 소규모 모임 실험을 운영한다.
  • 누가: 동네 산책, 직장인 독서, 초보 등산 앱을 만들기 전에 실제 공동 사용을 확인하려는 사람이 쓴다.
  • 왜 지금: 앱 전체를 만든 뒤 광고하기보다 기존 모임 몇 곳에서 반복 사용 이유부터 확인할 수 있다.
  • 첫 화면: 실험 중인 모임과 다음 일정, 초대 인원, 실제 참석 인원을 한눈에 놓는다.

오늘 확인해 볼 것

기존 모임장 한 명에게 현재 초대 주소를 보내고, 모임원 한 명과 함께 ‘주소 열기 → 가입 → 첫 공동 행동’까지 해 보게 하며 30분 동안 화면을 지켜본다. 두 사람이 5분 안에 끝내고 왜 함께 써야 하는지 같은 말로 설명하면 더 시험해 볼 만하며, 그렇지 않다면 새 기능보다 처음 멈춘 한 화면을 먼저 고친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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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쓰는 앱은 첫 사용자보다 첫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 | Prometheon